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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읽기] 리더의 질문법 (Humble Inquiry) – 에드거 샤인/피터 샤인
    이것저것 읽어보기 2022. 8.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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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명 되진 않는 작은 팀을 꾸려오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팀원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항상 느껴왔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부제에 매료되어 도서관에서 냉큼 빌려오게 되었는데, 그 부제는 바로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신뢰와 협력의 소통 전략”이다. 게다가 책의 제목도 리더의 질문법!! 이 책을 빌릴 당시에는 영문 책명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책을 조금 읽다가 둘러보니.. 원제와 차이가 너무 컸다. 출판사에서 좀 더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고자 취한 전략인 것 같긴 하지만 썩 만족스러운 제목인지는 모르겠다. 원제는 오히려 담백하면서도 목적의식 역시 분명한데 “Humble Inquiry: The Gentle Art of Asking instead of Telling”, 그러니까 겸손한 질문법을 통해 말하기가 아닌 질문으로 상대방의 호감을 사면서 겸손함을 드러내는 그런 화법에 대한 책이다. 확실히 이 책의 주제는 번역판의 제목보다는 영문판 제목에 더 가깝다고 느껴진다. 만약 한국어 책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구매해서 읽는다면 실망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는 사회생활 또는 조직 생활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들을 잘 다루고 있기도 해 오히려 나는 영문 책 제목을 그대로 살리면서 부제에 조금 더 양념을 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이 책은 서두부터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일화로 시작하는데, 나무 밑에 무성하게 자란 버섯을 관찰하던 저자에게 어느 여자가 “조심하세요. 거기 독버섯이 있어요” 라는 경고를 갑작스럽게 한다. 쓸데없는 지적을 싫어하는 저자는 그 여자의 참견에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경고했던 그 버섯은 독버섯조차도 아니었다고 토로한다. 사실 그 여자의 본심은 혹시나 하는 걱정에서 시작한 배려였을 것이다. 아는 체를 하고 싶다는 그런 감정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자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은 말하기였기에 의도와는 다르게 오직 불쾌감만을 주었다. 저자는 차라리 “안녕하세요, 혹시 무엇을 보고 있나요” 라고 물어봤으면 어땠을까라며 회고한다. 실제로 우리가 항상 부모님이나 조력자에게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한다. 부모님은 분명 나를 걱정하기에 하는 얘기였겠지만, 대부분이 우리도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인데 매번 친절하지 못하게 지적만 한다는 그런 좋지 않은 느낌.. 결과적으로 충고를 한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불행한 결말을 낳는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겸손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겸손한 질문이란 무엇일까. 겸손한 질문이란 1. 상대방을 향한 호기심과 관심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발언을 끌어내고, 2) 자신의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경청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며, 3)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는 것을 아우르는 태도라고 말한다. 겸손한 질문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솔함과 신뢰를 쌓게 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너무 바쁘다. 관계를 쌓아나가기보다는 단언하는 것이 편할 때가 많다. 단언의 유혹을 이기고 겸손하게 질문할 여유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그 말의 의미를 느끼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 충동적 발언을 억제해야 한다. 행동을 취하기 전 경청하고 무슨 일인지 파악하는 습관을 들인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전달하려는 취지를 귀담아듣고 이해하고 인정하려고 노력한다. 결국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파악될 때까지 단언하지 말고 질문하고 경청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겸손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세가 필요한가? 먼저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어떠한 목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고 싶은지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또한 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극대화하고 편견과 선입견을 최소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겸손한 질문을 통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어 상대방과의 신뢰관계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저자는 겸손한 질문이 다른 질문과 어떻게 다른 지 설명하기 위해 3가지 유형의 질문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먼저 “진단적 질문”은 도움을 주는데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과 대화를 유도하는 질문으로, 대화의 방향을 조정하여 특정 관심사에 상대방이 주의를 기울이도록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단도직입적 질문”은 대화의 방향뿐만 아니라 조력자 자신의 생각, 개념, 조언을 질문에 담는 방식으로 겸손한 질문에 해당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예를 들어 진단적 질문과 단도직입적 질문의 차이는 어떤 상황에 대해 ‘그러면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라고 하는 것이 전자라면 ‘화가 나진 않았나요?’라고 묻는 것이 후자에 해당한다. 즉, 후자는 이미 자신의 견해가 질문에 깔려 있는 닫힌 형태의 질문 방식이라는 것이다. “절차 지향적 질문”은 실제 도움 과정을 검토해보면서 함께 평가할 수 있도록 질문하는 방식이다. 즉, 대화 자체에 대해 괜찮은지를 물어보는 방식이다. 질문의 유형이 어떻든 결국 타인의 생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들으려는 자세에 집중하여 적절한 유형의 방식으로 질문하면 그것이 바로 겸손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겸손한 질문은 상대방과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대화의 과정 중에 은밀한 자아를 더 많이 드러내야 한다. 은밀한 자아가 더 많이 드러날수록 공개된 자아와의 괴리감이 줄어들어 대화를 나누는 사람 역시 훨씬 더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개인의 영역을 지나치게 침범하게 되면 서로 거부감을 주기 십상이지만 이 위험을 감수하고 경계를 확장하며 질문하고 드러내기의 시소를 반복함이 이루어져야 한다.

     

    겸손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따라서 몇 가지 원칙들을 세워 행동해야 하는데, 대화의 속도를 늦추고 관계에 있어서도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빠른 게 낫다’라는 압박에 굴복하지 마라. 배우는 시간을 타인과 함께 정하고 함께 속도를 늦춰라. 겸손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 성찰하라. 하긴 나 만큼 좋은 교보재가 어디 있겠는가…ㅎㅎ 내면의 즉흥 예술가를 깨워라.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었고 일부 이해하기 힘든 개념도 없지 않아 있었다. 미국인들의 정서에 기반한 이야기들도 많아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5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그래도 미국에서 보내서인지 이제야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어찌 되었든 겸손한 질문은 상대방과 더 깊은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술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좀 더 신뢰감 있는 관계를 누군가와 형성해 나갈 수 있으리라. 물론 누군가가 나에게도 이런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해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나라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질문을 해주다 보면 그런 일이 나에게도 있지 않을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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