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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둑맞은 집중력 (Stolen Focus) – 요한 하리
    이것저것 읽어보기 2024. 1.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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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에 집중하기 힘든 게 요즘 현실이다. 글을 쓰려고 할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무수한 알림들. 그 알림들을 해결하고 나면 내 뇌는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려고 하기보다는 인터넷 서핑을 하며 시간을 죽이는 데 몰두하려고 한다. 결국 정작 하고 싶은 일은 끝마치지 못하기 일수다. 아마 현대 사람들 모두가 겪고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 Stolen Focus”는 책 제목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주제이다.

     

    현대인들의 집중력 저하는 어떻게 유발하게 되었을까. 저자는 사회가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면서 우리가 처리해야 할 정보들이 급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멀티태스킹이라는 불가능한 용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뇌는 한 번에 하나의 일만을 처리할 수 있으며, 멀티태스킹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뇌가 끊임없이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전환 과정을 겪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렇게 무수한 일의 전환 과정을 겪게 되면 뇌는 쉽게 고갈된다. 결국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것이 한 번에 하나씩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 비용적으로나 효율적으로나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무수한 알림은 우리의 집중력을 좀 먹는 무시무시한 녀석이다.

     

    저자는 이런 전자기기에서 해방되고자 통화만 가능한 핸드폰 하나와 타자기만을 가지고 프로빈스타운이라는 외딴 시골마을로 들어선다. 한 달간 인터넷이 차단된 환경에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많은 무수한 목표들을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그에게 찾아온 것은 공허함이었다. 끊임없는 자극에 노출되어 있던 우리 뇌는 늘어난 자유 시간을 채울 방도가 없어지자 지루함을 느꼈다. 몰입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는 스마트폰에서 보내오는 무수한 자극들이 그리워졌다. 실제로 스마트폰 덕에 우리 뇌는 지루할 틈을 느낄 여유가 없다. 하지만 무수한 정보들로 내 뇌를 채우고 나면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너무나 파편적인 정보들이 단기간에 머물렀다 또 다른 정보로 덮어져 쓰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정보들이 뇌를 통해 저장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의 뇌는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다. 읽었다고 한 정보도 금세 잊어버리는 이유는 우리가 그 정보를 처리하기에 충분한 여유를 주지 않아서다. 생각해봐라 유튜브 쇼츠에서 생활 지식이라고 30초 이내에 엄청난 정보들을 쏟아내는데, 다른 영상을 하나 보고 나면 그 내용은 이내 휘발되어 버리고 만다. 왜냐면 우리는 그 정보를 보고 충분한 시간 곰 씹어 생각해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 그럼 하나에 집중하고 몰입하도록 해보자. 하지만 몰입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독서를 하고자 책상에 앉아도 독서보다는 다른 게 더 하고 싶을 때가 많다. 아마 이렇게 몰입이 되지 않는 이유는 독서가 그만큼 나에게 필요한 일이 아니었었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어쩌면 책 한권을 읽는다는 목표가 터무니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쉽게 몰입할 수 있을까? 미하이의 연구에 따르면 몰입하기 위해서는 1) 명확하게 정의된 하나의 목표를 세우되, 2) 그 목표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어야 하며, 3) 능력의 한계에 가깝지만 능력을 벗어나지 않는 일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1번과 3번은 일을 효율적으로 함에 있어서 항상 되새기면 좋을 원칙이지만, 2번은 결국 본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의미있는 일이란 내가 어떻게 의미 부여를 하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어떠한 일이든 의미 부여를 잘 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일이라도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나의 한계에 맞게 수행한다면 몰입하여 할 수 있다는 얘기니까 말이다.

     

    사실 이 책은 단순히 현대인들이 잘못했고 이렇게 하면 집중력을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자기 계발서적인 책은 아니다. 오히려 집중력 저하는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테크 기업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등 대부분의 플랫폼이 현대인들이 스마트폰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들을 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결과물로 현대인들이 집중력 상실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플랫폼들은 명목상 공짜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들의 운영비는 대부분 광고업자들로부터 받는 광고비이며, 이 광고 단가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플랫폼에 몸담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올라간다. 따라서 이 테크 기업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갈취해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무수한 스크롤 상에 끊임없이 노출시키며 우리가 쓸데없는 스크롤을 하며 오랜 시간 그들의 앱에 머물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광고주가 아닌 사용자들을 만족시킬 때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킬 수 있어야 하며, 어쩌면 구독 시스템이 적합한 방향일지도 모른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 부분은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 여지가 있어 깊이 논의하고 싶지는 않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읽은 분들은 도둑맞은 집중력을 어떻게 하면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에필로그 부분에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어 이곳에도 요약해 본다.

     

    1. 지나친 전환을 멈춰라. 시간을 정해두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검색이 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나에게 줘라.
    2. 산만함을 느꼈을 때 나 자신을 비난하지 말고 내가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 일을 해라.
    3. 현재의 소셜 미디어가 우리를 어떻게 망치는지 알고 있으니 전략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간을 둬라.
    4. 딴생각은 우리의 뇌가 서로 연관성이 없는 정보들을 연결 짓는 소중한 시간이다. 사색의 시간을 보내고, 내 생각이 자유롭게 떠돌도록 해라.
    5.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가져라.
    6. 아이들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게 하라. 정해진 일이 아닌 본인들이 원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줘라.

     

    역시 외국인이 쓴 책이라 그런지 마지막에 핵심 요약이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사실 번역도 꽤나 잘 되어 있는 책이라 읽는 데 부담도 없었고, 뒷부분에 너무 정치/사회적인 문제를 다뤘다는 점만 빼면 만족스러운 책이었다고나 할까! 여하튼 산만함을 느꼈을 때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걸 하는 방향으로 생각해 봐야겠다. 그리고 그 일을 수행할 때는 나에게 의미 부여가 가능하도록 마음을 다 잡고, 확실한 하나의 목표를 세운 뒤에 나의 한계치에 가까운 노력을 들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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