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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법륜스님의 금강경 강의 - 법륜이것저것 읽어보기 2019. 2. 24. 21:29반응형
세현이가 1년 전에 빌려 준 책을 2017년 여름 방학에 즈음에서야 완독하게 되었고, 책을 다시 돌려주기 전인 바로 오늘(2017. 10. 14)까지 총 2주 간에 걸쳐 다시 한 번 완독한 책이다. 1권을 읽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즉, 무척 재미있지도 않았고 엄청 잘 읽히지도 않았다), 다시 한번 읽게 된 이유는 그래도 이 책에서 많은 구절들이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금강경은 보살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경이다. 보살이라 함은 불가의 길을 닦아 나아가는 수행자를 의미하며, 그 목적은 깨달음을 구하는 동시에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다. 즉 대중의 깨달음을 중시하는 대승 불교의 경전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항하는 것이 소승 불교인데, 소승불교는 개인의 깨달음이 우선이다. 여기서 깨달음이란 궁극적으로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그럼 아라한이란? 윤회의 굴레를 벗어난 완전한 무의 존재를 의미한다.
금강경의 구성은 수보리와 부처님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법륜 스님이 실제 경전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는지 설명을 해주시는데, 대부분의 경전처럼 금강경 역시 부처님 사후에 제자들에 의해 지어졌다. 아난다가 부처님의 말씀을 읊으면 다른 제자들이 검증을 하고 모두의 승인으로 부처님 말씀이 맞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면 암송한다. 여기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은 과연 실제 부처님의 말씀들이 맞을까이다. 결국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서 작성된 글이라는 것인데, 이 민주주의로 결정된 것이 진리일 수도 있으나 사실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은 수 많은 제자들의 견해가 반영되어져 있기 때문에 그의 의도에 반하는 내용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뭐 사실이고 아니고가 뭐가 중요한가. 결국 읽고 생각하며 느끼는 것은 나 자신인데!! (바로 이게 금강경의 모티브다)
금강경을 읽으며 든 생각은 결국 이 책은 나의 행복을 위해 가져야할 마음 가짐에 대해 얘기해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억겁의 세월을 윤회하며 삶이라는 고통을 짊어져야 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생을 고통이라 여기지 않고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 없이 나를 다듬는 것. 비록 생의 목적이 고통이라 할지라도 고통도 생각하기에 따라 행복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불교의 수행자는 가사라고 하는 화장을 할 수 없어 시체를 산에 버리기 위해 싸맨 천을 입고 발우라는 그릇을 들고 다니며 탁발하며 생활한다. 즉 가사와 발우는 불교의 수행자임을 보여주는 증표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일화가 소개된다. 혜능이 법을 전수받고 유명한 대사의 가사와 발우를 전수 받게 된다. 이에 혜명이라는 스님은 그 혜능이 전수받은 가사와 발우를 가지면 자기도 그런 법을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결국 혜명은 자신이 쫓은 것이 진짜 법이 아닌 허울된 가짜 법임을 깨닫고 득도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즉, 우리가 바라보는 여러 성공의 가치라는 것들이 진짜가 아닌 허울만 멀쩡한 것들일이지도 모른다. 논문도 그런것 같다. 실컷 논문을 실어서 어느 좋은 저널에 실리고 나면 무엇인가? 나는 좀 더 알게 된 것인가? 좀 더 유명해진것인가?? 어쩌면 진짜 도라는 것은 다른데에 있을지도 모른다.
금강경이 다루는 내용은 너무 많다. 여기에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 (도를 닦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무주상보시, 즉 조건 없는 베품을 하라. 베푸는 것으로 내 일이 끝났음을 알고 기대를 가지지 마라. 베품에 대한 기대를 가지면 결국 실망과 배신감만이 남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기대를 버리면 무루복이고 나는 베품으로 인한 행복을 느꼈으니 그로 끝인 것이다. 여기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부모는 자식을 키울 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키운다. 또한 그렇게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자식들이 장성한 이후에 자신들에게 효를 다하지 않는다며 원망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식을 남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떠한가. 꼬박꼬박 용돈을 주며 자기를 대해주는 남이 세상에 어디있는가? 그런 마음가짐으로 자녀를 대하라고 말한다.
- 상을 버려라. 모든 상에 대한 판단은 결국 나의 분별심에 의해 발로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갈등만 생긴다. 모든 것이 정해진 것이 없다는 무유정법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역지사지한다면 갈등이 생길 여지가 없다!! 특히 상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변용이 있었다. 불법은 뗏목과 같은 것으로 쓰고 할 일이 다했다면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즉 어떠한 것이 진리라고 생각된다고 하여 그에 집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과거의 상에 얽매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는 흘러간 과거일 뿐 지금의 현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내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드러난 상에 얽매여 사고를 닫아서도 안된다. 누구의 입에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진리는 진리이다. 마지막으로 그때 그때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륜 스님의 특징은 참 재미있는 예시를 들어서 이해를 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사의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의사는 환자가 많으면 기쁘다. 왜냐! 그 많은 환자들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환자가 없으면 슬픈가? 아니다. 환자가 없으면 아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니 좋다. 뿐만 아니라 그 시간에 다른 일들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며 그 생각은 나에서 시작된다.
- 하는 행위 자체에서 행복감을 가져야 한다. 결국 무주상보시와 같은 개념이라고 본다. 돈을 모음에 있어서도 그럴 것 같다. 돈을 모아나가는 과정이 즐거운게 중요한 것이지 모아진 액수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껴써는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액수 자체를 놓고 보면 내가 모은 돈은 아무리 해봤자 빌게이츠나 워렌버핏, 혹은 이재용의 재산에 비견할 바가 되겠는가. 흠 쓰다보니 적절한 예시는 아닌 것 같다. 비교하지만 않으면 되는구나.하하. 아 여기에서 자책이라는 것도 결국 비교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하는 행위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자책할 일이 없다.
- 소유욕을 버려야 한다. 이 부분이 현대사회인으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원래 내것이 아니니 주어도 잃은게 없고 또한 남에게 주었다고 하며 복을 쌓은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이 시대에서 삶을 유지하면서 가장 수행하기 힘든 것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최대한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면 불행감은 줄어들것이다.
- 불행을 행복으로 삼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계기로 만들어라. 불행에 대한 분노는 또 다른 재앙을 낳을 뿐이다.
- 원인을 지은대로 결과는 따른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그 결과에 의연히 대처하라. 과거에 지은 원인에 대해서 원망하지도 후회하지도 마라. 그에 대한 업보는 어차피 따를 것이니 현재 나의 행위를 통해 개선해 나가면 된다.
- 내 마음의 흐름에 너무 좌지우지 되지말고 그 흐름을 유유히 지켜보라. 한결 마음이 편한해 질 것이다.
- 마지막으로 깨달음이란 한번 되었다고 영원히 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깨닫고 깨달아야 한다. 결국 우리는 끊임없이 내제된 욕망과 싸울 수 밖에 없다. 한 번 마음이 흔들렸다고 하여 자책하지도 말며 그를 인정하고 다시 한번 깨달으면 된다. 우리는 수행자이며 영원히 수행해야 할 존재이다!
이 책은 읽으면서 주요 포인트를 종이에 적어봤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독서 습관을 가지도록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세현이는 왜 나에게 이 책을 빌려주었을까. 아마도 내가 바라는 사고관이 이 책에서 말하는 바와 얼핏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어서 그랬던게 아닐까 희망적으로 생각해본다. (내가 너무 못 깨우치는 중생이고 불행에 허덕이고 있다고 생각해서 빌려준건 아닐꺼야..하하). 만약 그랬다면 정말 좋은 책을 추천해준 것 같다. 이 책에서 얻은 깨달음을 토대로 조금 더 내 삶을 밝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길 바란다.
우리 모두 박사과정이라는 어떻게 보면 힘들고 어떻게 보면 내 삶의 시점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에게 돌아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삶이 행복하다. 그 자체로 즐거운 것이다. 내가 여기에서 몇 편의 논문을 쓰고 졸업하던 그게 중요할까? 결국 이 삶의 과정에서 내가 좀 더 성숙하고 나아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니 논문 쓰는 것만큼 공부하는데 집중하자. 그래도 나의 지식으로 먹고 살아야 할텐데 거짓된 추측이나 잘못된 지식을 전파할 수는 없으니말이다. 바른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데 좀 더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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