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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모딜리아니 (Modigliani) - 믹 데이비스
    이것저것 감상하기 2019. 8. 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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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가지 창의코드, 명화에서 배우다 라는 온라인 강좌를 하루에 하나씩 듣고 있다. 1년에 40만원의 교육비가 지급되고 있기에 이 돈을 헛되이 쓰면 안된다는 생각과 이 강좌를 듣게 되면 공짜로 책을 2권 받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그래도 그림에 사알짝 관심이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러 강좌들 중 베스트가 아닌 유니크라는 주제로 모딜리아니와 클림트가 소개되었다. 클림트야 너무나 유명한 그림 탓에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다. 왜 이 사람이 베스트가 아닌 유니크라는 주제 카테고리에 묶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림도 베스트 아닌가..? 여하튼 모딜리아니라는 인물은 처음 들어보는 화가였다. 이탈리아 태생의 미남으로 프랑스에서 활동을 하였으며, 인상주의 화풍 및 이름난 예술가들(르누아르, 피카소, 고흐, 고갱 등)과 생애를 함께한 인물이다. 모딜리아는 불우한 생을 살았으며 그의 비극적인 삶은 영화로도 그려졌다고 한다. 어차피 주말에 크게 할일도 없고 뭐랄까 영화까지 보면 좀 더 강좌가 기억에 더 많이 남을 것 같아 감상하기로 하였다. 

     

    영화의 시작은 매우 어두웠다. 모딜리아니의 마지막 사랑이었던 아내 쟌이 등장하였다. 물론 강좌를 통해 그녀의 초상화를 보았던 탓이기도 하고 이 영화에서 그녀의 역할 비중이 얼마나 클지 예상되었기에 '그녀'라고 직감하긴 하였다. 하지만 정말 초상화를 보고 배우를 찾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긴 목에 공허한 눈빛을 가진.. 그야말로 쟌 그녀가 있었다. 쟌은 모딜리아니와의 사랑의 결실인 딸과 함께 부모의 집에서 살고 있었으며, 특히 아버지는 제대로 돈도 벌지 못하고 알콜 및 마약 중독자인 그와 영원히 떨어져있기를 바란다.

     

    기대에 비해 영화내용은 꽤 흥미로웠다. 일단 피카소라는 그 당시 이미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던 인물과 서로 라이벌이라는 설정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또한 강좌에서 소개되었던 행복의 화가라는 르누아르도 등장하여 뭐랄까, 친근한 인물들이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흥미로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개연성이 부족한 면모가 많이 보인다. 피카소와 어떻게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건지, 또한 부지불식간에 라이벌관계가 오묘한 선의의 경쟁관계로 바뀌기도 하고 말이다. 르누아르에게는 왜 갑자기 피카소와 가게 되었는지조차 설명되지 않는다. 의식의 흐름대로 모딜리아니에게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짜집기한 모습이 역력하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모딜리아니가 마지막으로 죽음 맞이하는 장면이다. 쟌과의 혼인신고서를 발급받고 경연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러 가는 도중, 술집에서 찾아가 끝도 없이 술을 마시는 그... 그리고 돈도 내지 않고 술집을 벗어나다 결국 죽도록 얻어 터지며.. 정말로 죽어버린다.. 그의 싸이코적인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설정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영화 포스터에는 모딜리아니의 전기라고 되어 있었는데 정말 그가 이런 삶을 살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모딜리아니는 지병으로 가지고 있던 폐결핵이 악화되어 죽었다고 들었는데 말이다. 간단하게 네이버 검색으로 그의 일대기를 쓰윽 훑어보니, 이 영화 그야말로 Faction 이었다. 영어 자막으로 봐서 놓친 듯도 한데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다는 문구가 초반에 나온다고 한다. 구글링을 해보니 위키피디아에 매우 친절히 이 영화가 역사적 사실과 어떠한 것들이 다른지 설명되어 있었다.

     

    • The scene with the foreclosure (due to bankruptcy) with the furniture piled on the mother's bed, happened during Amedeo's birth (he was the last-born child).

    • Modigliani met Jeanne in 1917, not in 1919.

    • The alleged rivalry between him and Picasso has never been firmly proven.

    • The only real painting that appears in the final competition is Soutine's "Piece de Boeuf", realized later, in 1923; all the other works are fictional.

    • Modigliani was great friend not only with Utrillo but also with SoutineRiveraKislingFoujitaBrâncușiChagallSouza Cardoso.

    • Modigliani was also a great sculptor.

    • Leopold Zborowski was not only an art dealer but also a poet and writer.

    • Modigliani and Jeanne dance in the streets to the notes of La vie en rose by Edith Piaf but the song was written in 1945.

    • Modigliani met Renoir around 1918, without the help of Picasso.

    • At the time Picasso was not a well established painter.

    • Picasso was left handed, while in the film he draws and writes with his right hand.

    • Modigliani died of meningitis not of tuberculosis (which he also suffered of), nor was he beaten up in the streets.

    몇 가지 사실들이 꽤 충격적이다. 모딜리아니와 피카소가 라이벌 관계였다는 사실은 완벽히 증빙된 바가 없다니..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말이다. 또한 경연에서 발표된 작품 등 중 단 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상의 작품이었다. 특히 임신한 쟌의 모습을 그린 부분 역시 나름 감동적인 부분인데 말이다. 영화에서는 모딜리아니가 그녀의 영혼을 알게 되었을 때 눈동자를 그릴게 라고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마지막 초상화에 그녀의 눈동자를 그렸다. 역시나 영화적인 감동을 끌어올리기 위해 넣은 장치일 뿐.  게다가 이 당시 엄청나게 성공한 예술가로 나오던 피카소 역시나 그렇게 잘 자리잡은 예술가는 아니었다. 모딜리아니보다 상황이 조금은 나았을지 모르지만 비슷한 처지의 예술가였다는 사실..ㅠ 마지막으로 그는 폐결핵에 의한 수막염으로 사망하였지 맞아서 죽지 않았다는 것..

     

    네이버 영화소개에도 이 영화는 모딜리아니의 전기를 다루었다고 되어 있었는데,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역사적 사실을 완전히 각색해 되도록이면 흥미롭게 만들어낸 드라마로 즐겨야 할 것 같다. 내가 본 영화를 본 목적이 역사적 사실을 좀 더 이미지화하여 기억하고 싶어서 본 것이기에 실망감이 크긴 하였지만, 그 시대 미술가들의 다양한 위치나 시대적 배경을 즐기기에 나름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특히 그 당시의 예술가들이 현재 연예인들에 해당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라고 하는 비유라던가 말이다. 그들이 일거수 일투족, 그들간의 대결과 이야기거리가 특히 상류층 사회의 사람들에게 오락거리로 활용되는 모습들. 그래도 이 영화를 통해 그의 이름과 그 당시의 예술가들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처럼 기억력이 극도로 감퇴한 현 시점에서는.. 더더욱 값진 경험이었지 않을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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