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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읽기] The Having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 이서윤/홍주연
    이것저것 읽어보기 2020. 5. 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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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선물 받게 된 책. 요즘에 가장 핫한 서적인 듯 싶으나 아마 제목때문에라도 나라면  선뜻 구매하지 않았을 책이다. 처음 해빙이라는 단어를 듣고 ‘解氷’ 을 먼저 떠올려 버릴 만큼 조금은 생소한 제목이었다.  ‘더’ 라는 어구에서 영어 단어일지도 모른다고 짐작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당췌 Having이 어떤 의미에서 나온 단어인지 호기심에 서두를 읽어 보았다. 서두에는 홍주연 작가의 아버지에 대한 일화가 담겨있었다. 끊임없는 근검절약정신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며 죽는 순간까지도 돈에 대한 근심속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녀의 아버지. 왜인지 모르게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에서 아둥바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리고 홍작가는 이서윤이라는 인물을 만나기 위해 떠난다. 생을 부의 길로 인도한다는 이서윤을 말이다. 그렇게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의 부제는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라는 자극적인 어구로 꾸며져 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부자가 되길 원한다. 그 심리를 자극하는 제목이다. 서두에서 홍작가는 이서윤이라는 인물을 부의 전도사로 칭송하며 그녀를 신격화해나간다. 교회라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 찬양하고 찬송하는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이런 흐름이 자못 못마땅스럽긴하였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읽기도 나름 쉬워 3-4시간 걸려 독파를 할 수 있었다. 마냥 책의 내용이 좋다고 하기에는 부족하고 의아한 부분들이 많았으나, 그래도 세상을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을 전달한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차라리 부제를 ‘나만의 부와 행복을 위하여’ 라고 해도 좋지 않았을까. 물론 ‘부’라는 단어가 꼭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책을 쓴 이유가 많이 팔리기 위해서 일테니 이 단어를 뺄 수는 없겠지..ㅎ 

     

    그렇다면 Having 이란 어떠한 개념인가. Having이란 나의 가짐에 집중하고 그로인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충분히 만끽하고 행복해 하는 것이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재화로 인해 영위할 수 있는 소비 행위 하나하나에서 만족감을 느끼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부족한 것에 대해서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정말로 내가 결핍된 상황에 있었던 것일까. 세상에는 하루 한끼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둑룩한데 말이다. 말하자면 단순히 인식의 문제였지 않았을까. 이서윤씨는 없음의 세상에서 있음의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내가 없는 것들에 집중하지 말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고 그로 인해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을 바라보라고 얘기한다. 또한 간절히 원한다고 이뤄지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한다. 간절히 원한다는 행위 자체가 결핍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Having의 마음가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먼저 낭비와 Having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만약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사려고 한다면 그 행위는 낭비일뿐이다. 하지만 이 소비가 나를 위해서라면, 이 소비를 통해 내가 행복해지는게 분명하다면, 그 비용이 얼마가 든다해도 그것은 현명한 소비이며 Having의 자세이다. 그렇다면 소비하는 것만이 Having의 가치관일까.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나눠 좋은 인연을 만드는 것 역시 Having의 자세이다. 이렇게 Having의 자세를 견지하며 내 마음속에 있는 좋은 감정에 집중하면 내가 원하는 부가 따라 온다고 얘기한다. 에너지가 있어야 물질이 존재한다는 철학적인 얘기를 하는데 사실 크게 공감이 가진 않지만 좋은 마음 가짐을 갖는 것이 ‘부’라는 추상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는 쉬워보이니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또한 모든 이들은 부자가 될 자질이 있으므로 조바심의 버리고 나의 목표를 상기하며 천천히 나아가라고 얘기한다. 마음의 단련도 근력 운동과 마찬가지다. 30kg 짜리 덤벨을 겨우 들던 사람이 어떻게 하루 아침에 자기 몸무게보다 무거운 덤벨을 들 수 있겠는가. 차근차근 근력을 키워나가야 달성할 수 있는 일이다.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행위 하나하나에서 행복감을 찾아간다면 이미 행복한 인생아닐까.

     

    Having을 실천하는 다른 방법으로 Having 노트쓰기를 제안하고 있다. “I have” / “I feel” 에 각각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쓰고 그에 대한 나의 느낌을 써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I have” 나는 기존에 썼던 냉장고 크기의 2배에 해당하는 300L 정도 짜리의  냉장고를 구매하였다. 이 큰 냉장고에는 미리 손질된 많은 식재료(말린 표고버섯, 다시마, 돈까스, 양파, 청양고추)들을 보관할 수 있어, 오늘 저녁에 맛있는 돈까스 덮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I feel” 냉장고 크기가 조금 커졌을 뿐인데 삶의 만족도가 늘었으며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어 행복하다.

    이서윤 씨는 행운은 곱하기라는 말을 남겼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행운은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내가 뭔가를 시도하고 있을 때 곱절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행운이다. Having의 자세로 이것저것 나의 행복을 위한 일들을 시도해본다면 언젠가 터질지 모르겠지만 그 행운이 엄청난 역할을 해낼 것이다.

     

    사실 이 책이 담고 있는 본질적인 내용에는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이 본질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해 보이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이서윤을 전지전능한 신적인 인간으로 묘사한다. 그녀가 맥락없이 내뱉는 예지는 영락없이 맞아 떨어져 그 사람은 큰 성공의 길 혹은 부유한 길로 나아가게 된다. 성공의 예시가 서사나 논리 없이 드라마틱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마치 신화나 소설속의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홍작가가 이씨를 만나 Having의 자세를 실천하면서 벌어지는 일들 역시 너무 과장되게 쓰여져 있어 내심 불쾌한 감정마저 들었다. 마치 소소한 성공의 사례들을 나열해 편향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려는게 의도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책도 쉽게 읽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쓸데없는 묘사가 많고 산만한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견지를 주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여 행복감을 느끼게 만들어 나가는 것. 다가올 내일이 밝기를 희망하며 오늘을 고통스럽게 보내려 하지 말고 오늘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할 것.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진정으로 내가 행복해 하는 일들을 선택해 나가는 것. 마지막으로 남과의 비교가 아닌 나의 행복에만 집중할 것. 매일매일 나의 작은 행복에 집중하며 하루하루 작은 목표들을 설정하고 그 가짐에 집중한다면 진정한 ‘부’에 도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모든 사람은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무수한 사람들의 그 욕망을 자극하는 제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 선보이는 자극적인 제목과 예시들에 비해, 이 책이 담고 있는 핵심 가치는 바로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이었다. 설령 남들이 인정하는 부가 아닐지라도, 이 책에서 소개된 수많은 부자들 처럼 어마어마한 이득을 보지 못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부 또는 행복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뒤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내용이었다고 본다. 차라리 이 책은 부제는 행복에 대한 정의라고 하는게 맞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그랬다면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오르기는 쉽지 않았을테지만 말이다. 물론 이 책을 통해서 내가 하루 아침에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은 내가 매일을 살아가면서 행복을 조금은 더 쉽게 느낄 수 있는 가르침을 주었기에 헛된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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